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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로 듣는 법문
등록일 2017/06/13 조회수 1260
작성자 낙천원 주변에알리기 트위터 페이스북

                              사미동자와 목마(木馬)

신라의 46대 문선왕 2년에 진감국사가 창건한 지리산 쌍계사는 지금 조계종 대본사다. 그 쌍계사에서 산속으로 얼마간 들어가면 아자방(亞字房)으로  유명한 칠불암이 있다. 김수로왕의 일곱 아들들이 출가하여 불도를 이루었으므로 칠불암이라고 하는데 정작 유명한것이 아자방(亞字房) 이다. 버금 아(亞)자 형식으로 그 높이가 12척이나 되는 이 아자방은 높고 낮은데가 있는데 불을 때면 어느곳이나똑같이 따뜻한 것이다. 그 설계는 담공  스님이 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많은 도인을 배출한 방이라 일본 중국에까지 그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선(禪)방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구참수좌들이 모여 용맹증진하는 선방은 일반인에게 공개를 잘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면 분위기가 산만해져 정진에 큰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이 아자방도 예외일수는 없었다. 오히려 다른 선방보다 규율이 엄격하다.그 만큼 구참수좌 들이 많이 모여 정진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조선조 중엽때 일이다. 그곳 하동 군수로 부임한 사람이 아자방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칠불암을 찾아왔다. 그러나 고을의 군수라 해도 정진중인 선방을 보여 줄 수 가 없었다."무었 때문에 방구경도 시켜 줄 수 없다는 말인가?" "지금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시간이라 그렇습니다." "그러면  언제 보여 준다 말인가. 고약하구나 내가 성주인데 성주를 무시하다니 문을 열어라."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군수는 나졸들에게 분노섞인 음성으로 명령했다. 안내를 맡은 스님이 조정의 대신도, 본도의 관찰사도 보지 못하고 갔다고 했지만 군수의 노발대발에 나졸들은  우르르 몰려 들어 방문을 활짝열어 젖혔다. 그 순간 방안에서 희한한 구경거리가 나타났다. 근엄한 자세로 참선 공부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참선 공부는 커녕 모두들 제 멋대로자빠져 코가 삐뚤어지게 잠을 자고 있었다. 어떤스님은 하늘을 쳐다보고, 또 어떤 스님은 땅바닥을 내려다 보고 , 코를 고는가 하면, 어떤 스님은 몸을 좌우로 흔들며 방귀소리를 내며 졸고 있었다. 이모양을 본 군수는  "기껏 공부한다는 스님들의 자세 가 이것인가. 요 고약한 스님들 두고 보자" 하고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동헌으로 돌아와 쌍계사 주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내용인즉 "네 절에 도인이 많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  목마(木馬)를 만들어 가지고 와서 동헌 마당에 와서 타고 돌아 보아라. 만약 나무말을 타는 도인이 있으면 많은 상을 주겠지만 그렇지 못할때는 무위도식하는 무리로 엄벌하겠노라"   이편지를 받은 주지와 대중들은 안절부절 했다. 살아 있는 말을 타라해도 시원치  못할 것인데 나무로 만든 목마를 타고 동헌 마당을 돌아보라니, 그것은 생트집을 잡아도 유만부덕이지 말이 되지않는 생트집이었다.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무슨 대책이 필요해서 대중공사를 열었다. "누가 이 일을  맡아 군수영감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고 해결을 볼 지혜가 없는지요. 듣자하니 이번 군수는 불심이 없어 성격이 표독하다하니 걱정이군요"  주지스님의 말이었다. 대중들은 묵묵히 앉아만 있었다. 이 때 하판에 앉았던 12~3세쯤 되어 보이는 사미동자가 일어나며 "그 일은 제가 맡겠사오니 스님들은 조금도 걱정마시옵고 공부만 열심히 하십시오. 다만 싸리채나 엮어서 나무말 한 마리 만들어 주시면 제가 타고 동헌 마당을 한 바퀴 돌고 오겠습니다. "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이 너무나 분명했으므로 또 다른 방법이 없던 주지는 그일을 사미동자에게 맡기게 되었다.  마침내 날짜가 되어 사미동자는 하동군청 동헌 마당으로 갔다. "네가 목마를 타려고 왔느냐?"  군수는 사미동자의 절머슴이 가지고 온 싸리채로 만든 나무말을 불끄러미 쳐다보고 푸실푸실 웃었다. "네 그렇습니다.  이 사미가 성주님의 원을 들어 드릴려고 목마를 가지고 왔습니다.  너무도 당당한 대답이었다. 어쩌면 당돌하기까지 한 사미동자의 말에 군수는 흠칠 놀라며 "그렇다면 목마를타기전에 몇가지 물어 볼 말이 있다."  하고 사미동자를 내려다 보았다. "무었이던지 물어 보십시오"  "내가 전날 칠불암에 갔을때 아자방에는 도인들만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보아하니 도인은 한 사람도 없었고 모두들 코가 삐뚤어지게 낮잠만 자고 있었다. 또 낮잠을 자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 무위도식배가 아닌가?"  "성주님도  별말씀을 다하십니다.도인이라고 해서 낮잠 자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으며 꼴이 별다를 리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하늘을 쳐다보고 졸고만 있는 중이 무슨 공부를 하는 것인가? ' 그것은 앙천성숙관이라 해서 하늘을 보고 무량한 별들을 관찰하는 공부입니다. 상통천문하고 하달지리를 해야만 천하 만사를 다알게 되고 천상에 태어난 중생을 다 제도 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그럼 땅을 보고 조는 것은?"   " 예 그것은 지하 망명관입니다. 사람이 죄를짓고 죽으면 지하의 지옥에서 고통을 받기때문에 그들을 제도 할 방법을 일심으로 관하는 공부입니다. " 그럼 몸을 좌우로 흔드는 것은"  그것은 춘풍양류관이지요. 공부하는 스님은 유도 무에도 집착해서는 안되거니와  고락성쇠 그 어느것에도 집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버드나무가 바람에 흔들려도 전후좌우 어느것에도 걸리지 않듯 공유 선악 죄복 보우에 걸리지 않는 관을 공부하는 것이지요."  군수는 너무 조리 정연한 말에 내심 당황하면서도 마지막으로 방귀소리는 왜 나느냐고 물었다. "그것은 타파칠통관 입니다. 사람이 무자비하게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제고집대로 하려는 성주와 같은 칠통배를 깨닫게 하는 공부입니다."  "네 이놈!  뭐라고?"  군수는버럭 소리를 내질럿으나 슬그머니 사미동자가 겁이 났다. 필시 평범한 사미동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짐짓 태연자약한 태도로 헛기침을 하고 뒷짐을 지고는  "아직 입에서 젓내가 가시지 않은 너의 식견이 그만할진데 아자방에는 도인이 많음을 내 알겠노라. 이제 더 물어 볼것이 없으니 목마나 한번타보게' 하고 말하였다. 그 말이 떨어 지기 무섭게 사미동자는 싸리채로 만든 목마에 걸터 앉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말 궁둥이를 내리쳤다.   "어서 가자 목마야 미련하고 우직한 성주대감의 칠통같은 마음을 깨어 버리고 밝은 빛이 그안에 비치게 하자." 하고 냅다 굴리자 .목마는 신기하게도 동헌 마당을 몇바퀴 돌고는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군수와 육방 관속들이 어이가 없어 서로 쳐다보며 입을 딱 벌리고 목마가 사라진 허공만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후 모두들 발심하여 불교에 귀의했고 쌍계사와 칠불암에 많은 시주를 했다.  또 그후 하동군수로 부임하는 신관 사또는 상계사와 칠불암스님들께 여불대접을 했다. 그 사미동자는 문수보살의 화신(化身)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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