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네 사람의 아내(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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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6/15 | 조회수 | 985 |
작성자 | 낙천원 | 주변에알리기 |
간신히 너를 손에 넣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에와서 같이 못 가겠다니, 대체 무슨 까닭인냐?'
그러나 둘째 아내는 냉정 하였다.
"그것은 당신이 당신마음대로 억지로 나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신을 차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무슨 이유로 먼 외국에 까지 같이가서 고생을 해야 한단 말입니까?"
남편은 둘째 아내의 무정함을 탓하며 셋째 아내에게 말했다.
너는 나와 함께 가 주겠지?
거러니까 셋째 아내는 대답하기를
"저는 당신의 은혜를 입고 있으니까 성밖까지 배웅은 해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타국으로 같이 가는 것은 사양하겠습니다."
남편은 셋째 아내의 무정을 원망하고 넷째 아내를 불러서 말했습니다. " 나는 이 나라를 떠나서 먼 외국으로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너는 나와 함께 가겠지?"
넷째 아내는 다소곳이 대답하였다. "저는 부모 곁을 떠나서 당신을 모시고 있는 몸입니다. 괴롭거나, 즐겁거나, 살거나 ,죽거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고 어디든지 당신이 가는 곳이라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는 평소에 사랑하는 세 사람의 아내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 마침내는 할 수 없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넷째 아내를 데리고 도성을 떠났다.
여기서 도성이라는 것은 생(生)의 세계이다.
먼 외국이라는 것은 죽음의 나라를 뜻한다.
이 도성에 사는 네 사람의 아내와 남편이라는 것은 인간의 의신(意神, 혼백 魂魄)이다. 그리고
첫째 아내라는 것은 인간의 육체이다. 인간이 그 육체를 애무하는 모양은 실로 첫째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경우와 못지 않는것이다. 그러나 목숨을 다하여 죽을 때에는 혼백은 현세의 죄복을 짊어지고 혼자 외로이 떠나가 버리지만 그 육체는 땅위에 쓰러져 함께 가지 않는 것이다.
둘째 아내라는 것은 인간의 재산을 말한다. 아무리 고생을 하여 모은 재물이라도 죽을때 가지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셋째 아내라는 것은 부모, 처자, 형제, 고용인 등에 비유한 것이다. 살아 있을 때에는 서로 사랑을 주고 받고 서로를 아끼면 끊을 수 없는 사이인 것이다. 죽었을 당시에는 슬피울며 성 밖의 묘지까지는 배웅을 해준다. 그러나 일단 죽은 사람을 땅속에 파묻으면 제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리고 열흘만 지나면 죽은 사람의 일은 잊어버리고 자기가 살아 가는 일에 몰두 하는 것이다.
넷째 아내라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다. 세상에 누구 한 사람 자기의 마음을 사랑하고 지키는 자는 없는 것이다. 모두 방심하고 제멋대로 처세를 하며 탐욕과 노여움에 마음 태우고 정도(正道)를 믿지 않기 때문에 죽어서는 지옥으로 가고 축생(畜生)으로 떨어지고 아귀(餓鬼)가 되어 고통을 받지 않으면 않된다. 이것은 모두 자기 마음을 사랑하고 지키지 않은 결과이다.
도(道)를 지키고 자기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뜻을 바르게 하고 우치(愚痴)를 버리고 우치한 행을 끊어 버리면 악을 행하지 않는다.악을 행(行)하지 않으면 재화를 받지 않는다. 재화를 받지 않으면 생을 받지 않는다. 생을 받지 않으면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으며, 마침내 ㅕㅇㅇ원히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열반의 도(道)를 얻는 것이다. (잡아함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