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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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7/13 | 조회수 | 906 |
작성자 | 낙천원 | 주변에알리기 |
불교가 종교적 실천을 행하는 데 무었보다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자비(慈悲)사상이다. 따라서 자비 사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에게까지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기본 입장이다.
자비란 무었일까. 먼저 글자의 뜻을 풀어보자. 자(慈)는 범어의 Maitra에서 온 말이다. 번역하면 여락(與樂), 즉 중생들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말한다. 그 다음 비(悲)는 발고(拔苦), 즉 중생의 고통을 없애 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두 가지 측면에서 살핀 것이다. 따라서 '자'는 아버지의 사랑에 '비'는 어머니의 사랑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불자라면 항상 이러한 자비의 마음을 지녀야 하고, 이를 모든 중생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왜나하면 내가 누군가로부터 희생되고 상처받고 싶지않은 것처럼, 타인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자비를 다른 세상에서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사회에서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이때 무조건 부드럽게 안아 주는 것만이 자비일까? 제각기 개성과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 나약한 감상주의가 결코 자비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자식을 사랑하는 까닭에 회초리를 드는 아버지, 제자를 아끼기 때문에 꾸중하는 선생님의 경우, 모두가 훌륭한 적극적인 자비행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매를 들어야 할 때 가만히 있고, 야단쳐야 할때 나무라지 않는 것은 결코 자비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자비의 상징인 관세음보살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십일면관음보살상을 살펴보면, 앞의 3면은 자애로운 표정이고 왼쪽의 3면은 분노하는 모습임에 비해, 오른쪽의 3면은 미소를 짓고있다. 뒤의 1면은 크게 웃고 있는 폭소상이고, 정상의 1면은 바로 부처님 상이다. 이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 자비의 모습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