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견혹과 수혹 | ||
---|---|---|---|
등록일 | 2017/07/31 | 조회수 | 1258 |
작성자 | 낙천원 | 주변에알리기 |
견혹(見惑)과 수혹(修惑) 둘다 번뇌를 가리키는말이다. 먼저 견혹이란, 지식에 따라 분별하는 것으로 특히 사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잘못된 번뇌를 말한다. 이것을 때로는 이혹(理惑)이라고도 하는데 관념적이고 지적인 번뇌는 그 도리를 알면 단번에 해결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면, 지구는 마치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지구를 평면이라고 생각하였다. 바로 이 경우가 견혹에 해당한다. 지금은 과학적인 증명이 되어서 지구가 평면이라고 하면 잘못인 줄 다 안다. 이와 같이 알게 되면 자연히 해결되어 없어지는 번뇌 , 이를 일컬어서 견혹이라 고 한다.
그 다음 수혹(修惑)이란, 사혹(思惑)이라고도 하는데 분별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번뇌가 아니라, 훈습적이고 감정상의 미혹이기 때문에 떨쳐 버리기가 오히려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면 한밤중에 무덤 옆을 지나갈 때, 사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알고 있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어쩐지 불안하고 무섭기 마련이다. 즉 지식으로는 납득을 하면서도 감정으로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없애기 어려운 생각, 이것을 수혹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 수혹은 올바른 수행에 의해서만 닦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견혹은 잘 드는 칼만 있으면 싹둑 자를 수 가 있지만 수혹은 무딘 칼로 자르는 것과 같아서 자르기가 무척 힘이 든다는 것이다.
앞의 견혹이 후천적인 번뇌라면 수혹은 선천적인 번뇌이고, 또한 견혹은 큰 돌이기 때문에 금방 눈에 띄어서 빼낼수가 있지만 수혹은 아주 작은 모래와 같아서 골라 내기가 더욱 어렵다고나 할까? 즉 이론적이고 사상적인 문제는 이치만 알면 바로 해결되지만, 훈습적이고 감정적인 문제는 이치나 도리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없애기 힘들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탐욕. 성냄. 어리석음(三毒)이 있는데 이것은 수행에 의하지 않고서는 없앨 수가 없다. 따라서 이들 견혹과 수혹이 다 끊어진 상태를 열반(涅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