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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대승의 생각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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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06/05 | 조회수 | 3256 |
작성자 | 낙천원 | 주변에알리기 |
공(空,비었다.)
병속에 물을 가득 담았다가 쏟아버리면 비었다고 한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보고 텅 비었다고 한다. 이는 일반 사회의 상식적인 논란이다. 이러한 논리를 불교로 가지고 오면 '어긋났다'고 한다. 공은 비었다는 논리가 아니다. 인식을 소멸하기 위해서는 인식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공을 말하나 그런 상대적 개념의 공이 아니다. 공을 있는것에 대해서 없는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있고 없는 것을 벗어나는 게 공의 원리이다. 있는 것도 공이고, 없는 것도 공이고 공이라고 하는 것도 공이다. 이런 자각을 통해서 '하늘과 땅 사이에서 홀로 돈독한 나의 모습'이 뚜렸이 보인다.
'비었다' 고 하는 공사상(空思想)은 대승불교의 중심사상이다. 최고의 진실로서의 사물(法)은 공이며, 어떠한 논리나 사변으로 도달 되지 않는다는 아공법공(我空法空)을 천명하며 대승불교는 전개된다. 이때의 공은 흔히 허무로써 공이 아니다. 허무 자체도 비게 만드는 공이다. 비었기 때문에 채울 수 있다 없기 때문에 새로운 소생이 가능하다. 이것을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한다. 공의 깨침을 통해 집착을 버리고 공의 활용을 통해 무한 우주를 전개 시켜나가는 종교가 불교이다. 본질과 근본으로 돌아가 사물을 보면 고정된 존재라던가 실체는 하나도 없다. 고정된 실체가 없음으로 공이다. 또한 사물은 공이있으므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우주가 비어있기 때문에 별과 해와 달이 존재할 수 있고 지구가 비어 있으므로 인류가 존재할 수 있다. 방이 비어 있으므로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고 사람의 몸이 비어있으므로 숨을 쉴 수 있다.
공이라 하는 것은 '무집착성'과 '무분별성' 그리고 '비실체적성격' 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숫자의 영(零)에도 이 말을 포함한다. 번뇌에 의해 여러 모양으로 마음이 흩어지고 허덕임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으로부터 번뇌를 없애고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비우며 수행을 한다. '모든 실체는 비어서 없는 것이다. ' 비어서 없다고 하는 생각을 철저히 지켜 나가며 그 사상속에서 깊이 통찰된 것이 대승불교이다. 성문승에서는 번뇌가 없어진 상태를 공이라 생각했지만, 대승불교에서는 그것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공의 활용에 주목하였다. '나'라는 아집을 비울 때 '너' 라는 모든 세상을 담을 수 있다.
대승의 보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자기뿐만이 아니라 자기와 타인의 관계도 순수에 이르기를 원했다. 자기와 타인이 각각 잘못된 인습에 길들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위나 재산 사랑이라는 무상하고 덧없는 것에 집착하여 그런 것들을 귀중하게 여기는 욕망의 눈 먼 허덕임에서 벗으나 타인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공의 원리를 터득해 사물의 본질을 보아야 한다.
모든 사물(事物)을 공으로 보고, 길든 관념으로부터 해방이 된다. 이곳에서 모든 대승보살의 이상적 행동 원리가 나온다.
모든 것은 공인 것을 투철히 보고, 집착이 없이 행하는 일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함께 하는 일이다.